2009. 10. 19. 07:00
Artwork
(작품설명. 해가 없는 나라의 왕이 명령하여 해를 입에 문 불개는 뜨거움에 해를 놓게 되고, 달을 가지러간 불개는 차가움에 달을 놓게 된다는 이야기 속의 개. 일제 강점기 일본인 학생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광주 학생의거, 군부에 대한 저항으로 시작된 518민주화운동은 불의에 대한 저항이자 항거였다. 이들 군부의 오판은 광주에서 민주화운동으로 나타나 군부의 정당성을 인정치 않게 하였다. 역사는 이긴 자의 기록이라고 한다. 그런 군부의 짧은 통치를 끝으로 미비하였지만 역사의 심판대에 올라 죄인으로 기록되었다.)
작품 속 세 봉우리는 무등산이자 서석대이다.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과 서석대는 긴 세월 속의 자존과 꺽이지 않음을 증명한다. 카툰의 표현으로 민화와 판화 기법을 도입한 것은 광주의 역사와 전통이 단절된 것이 아닌 시대를 관통하는 피의 역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소재로 사용하는 12지신을 통해 광주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고자한 반면에 형상의 일탈을 통해 왜곡된 역사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 작가노트 -
다음 작품들은 518과 12지신을 결합하여 만든 상징적인 작품이다.
(작품설명. 태양에서 살아가는 새, 삼족오는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설상의 새이다. 삼족오는 태양을 상징한다. 전쟁터에는 무수한 병사들의 주검이 넘쳐난다. 승자와 패자가 물러간 뒤에 남는 것은 시체 썩은 내로 진동하는 주검뿐이다. 이 주검을 먹기 위하여 날라 오는 까마귀는 죽은 자의 영혼을 태양으로 인도하는 영험한 존재이다. 무등산의 갓을 쓰고 시민군과 진압군을 보는 삼족오는 동족에 칼을 겨누지 말라고 일갈한다.)
(작품설명. 호랑이는 병과 사악함을 물리치며 용맹을, 호랑이와 까치가 있는 민화에서는 보은을 상징한다. 서글픔과 원한으로 떠도는 이들의 넋이 성불하기를 바라고, 살아가는 자들의 남은 생을 위하여 종을 울린다. 쌍꺼풀이 있는 자와 쌍꺼풀이 없는 자가 있듯이 우리는 모두가 차이를 가지고 살아간다. 하물며 집단과 집단이 만날 때 그 차이는 커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기에 서로를 이해하기 힘들지라도 노력은 해야 하지 않을까?)
(작품설명. 육식공룡의 대명사 티라노사우루스는 거대한 이빨과 큰 머리로 대변되는 지상 최강의 동물로 인식되고 있다. 폭력은 폭력을 부른다고 한다. 이 말을 증오로 풀면, 증오는 증오를 부른다. 그러나 그날의 폭력은 폭력의 후유증으로 남아 상처를 달래고 감싸 안고 용서로 승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누가 그들을 달래줄 것인가?)
(작품설명. 빨간색의 피는 생명의 부여와 정열 및 뜨거움으로 표현되는 것이 특징이다. 수많은 이들의 눈에서 내린 피눈물과 피는 굳게 덩어리져 한이 된다. 그 뜨거움의 피가 다시 한 번 혈류를 타고 돌아 새 생명력을 갖는 날이 오기를 2007년에도 기다린다.)
(작품설명. 새의 가장 큰 특징은 난다는 것이다. 생활의 주된 무대가 바로 하늘이기에 인간은 날아오름에 대한 동경과 갈망을 새의 날개에 대한 묘사로 대신하곤 하였다. 그 새가 날지 못하고 그곳에 있다. 생기로 넘치던 도시는 최류탄과 연기로 마치 안개도시처럼 보인다. 방독면을 쓴 새로 표현되는 ‘자유’는 건물과 이어진 길로부터 나온 이들이 들이마실 수밖에 없는 최류탄 가스를 날려버리고자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다.)
(작품설명. 총알에 의해 깨어진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푸르디 푸른 하늘과 태극기 아래의 도청! 갈라지고 찟겨져 나간 몸과 마음을 풀기 위해 탬버린과 장구로 원혼을 달래어본다.)
(작품설명. 언론의 특징은 공정하고 사실을 보도하는 것이다. 가진 자의 권익을 위하여 정보를 가공하고 편집하여 오도된 정보를 보도하여서는 안 된다. 언론이 사실로부터 눈을 가리고 입을 막으면 진실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의 보여주기조차 왜곡되고 뒤틀려버린다. 그 언론이 걸어온 길을 보라! 피로 점철되어 있다. 그가 행한 일들이 후세에 가려져 숨겨지는가? 숨겨졌다 한들 역사는 알고 있다. 바로 서석대의 역사처럼)
(작품설명. 우리의 소는 순하고 우직한 것이 특징이다. 남에게 해를 가할 줄 모르고 노할 줄 모른다. 그 소가 양 손에 칼을 들었다. 깨우침을 위한 방울소리, 시작을 알리는 방울소리, 길에서 부딪히지 않도록 알려주는 방울소리가 울린다. 비록 피에로처럼 슬픈 동물일지라도 강한 울림을 가진다. 사람들이여! 나와서 살아라!)
(작품설명.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한다. 이처럼 내면을 보여주는 상징 외에 현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해하기 힘들고 믿기 힘든 일이지만 바로 얼마 전에 일어난 일이기에 우리는 혼란스럽다. 아닐 거야! 부풀려졌을 거야! 이미 지난일인걸! 길을 따라 가면 관을 지나 태극기 위를 밟고 지난다. 그 길 위에 서서 한 손에는 무등산을 들고 다른 한 손에는 해머를 들어 깨고 부수어 자유롭게 하라!)
(작품설명. 살아가는 시간과 죽어가는 시간을 함께하면서 우리는 살아간다. 산 자와 죽은 자, 현세와 내세의 갈림길에서 우리는 산자로서 죽은 자를 그리며 살아간다. 저승사자는 가운데에서 산자의 길을 비춰주고 죽은 자의 갈 길을 함께한다. 가해자로 대변되는 탱크의 캐터필러도 우리요 희생자도 우리니 에야디야! 에야디야! 딸랑! 딸랑! 산자여 가시게나. 죽은 자여 가시게나.)
(작품설명. 정면, 좌우를 주시하는 눈은 정의를 말하고 진실을 말한다. 체육관 대통령이란 우스개 말이 사실이었듯 체육관에서 역사의 한 무대가 있었다. 그 체육관의 역사를 머리에 이고 세 눈이 더 이상 부조리가 일어나지 않게 주시한다.)
(작품설명. 앵무조개의 특징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기나긴 시간을 변하지 않고 있어왔다는 것이다.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앵무조개의 실존은 인간 존재 그 이전으로 올라간다. 기나긴 영겁의 시간 속에 인간의 권력욕과 같은 욕구는 찰나일 뿐이다. 돌고 돈다고 하였던가? 남들을 밟고 올라갔던 그 욕구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상처만이 가득하다.)
사람의 모습을 닮은 우리 산하의 둥글둥글한 모습으로부터 우리의 정신과 면면히 이어오고 있음을 알게 된다. 비록 높지 않은 산등성이 선의 흐름은 아버지의 얼굴이자 어머니의 얼굴이다. 옆으로 가면 아리따운 여인의 몸이 되기도 한다. 하늘을 바라보기가 무섭지 않기를 바라며 우리 산하는 우리네 삶을 감싸 안는다.